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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없는 놈 어데가서 잘 살기나 해라.-이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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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07-12 10:57 조회3,9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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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이동

 

토요일 아침 강남의 테헤란로는 여느 때보다 한산한 편이다. 평상시 내가 조깅하는 아침시간이면 사람들로 붐벼 걷기도 힘든 거리인데 오늘은 가끔 한 사람씩 지나갈 뿐 도심 속의 한적한 분위기가 더욱 산뜻한 아침 분위기를 자아내다. 이 시간 고층빌딩 사이에 웅장하게 자란 테헤란로의 플라타너스는 강한 산소를 내 뿜으며 테헤란로의 공기를 열심히 정화시키는 상쾌한 시간이다. 강남역 7번 출구를 나와 농협빌딩 앞을 지나 역삼동 타워빌딩 쪽으로 걸어가는데 예쁜 새 한 마리가 정신을 잃고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 지나가는 한 신사가 새의 옆에서 발을 쾅쾅 땅바닥에 구르며 새에게 겁을 주어도 새는 너무 몸이 아픈지 도망갈 생각도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다. 내 어찌 병든 새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은 귀한 것이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가치가 있는게 아닌가. 비록 미물일지라도 그리고 병이 들었을 지라도 하나님이 만드셨기에 귀하다.  

     새를 치료해 주기로 작정하고 길바닥에 지쳐 쓰러져 있는 새를 들어 손가락에 앉혀놓다. 조깅을 취소하고 평상시처럼 8번 출구 옆 김밥 집에 들려 김밥 한 덩이로 아침을 때우며, 한 손에 앉혀 논 새의 건강상태를 자세히 관찰하다. 배를 만져보니 배가 돌처럼 딴딴하다. 아마 너무 많이 먹어 체하였나보다. 이놈이 강남에 사는 새라 강남의 욕심 많은 부자의 모습을 닮았나보다. 동물은 제 먹을 만큼만 먹으면 안 먹는데 이 놈이 이렇게 배가 터지도록 많이 먹은 것은 아마 잘사는 강남 부자의 심보를 닮았나 보다. 제 분수를 지켜야지. 남이 한다고 덩달아 따라하면 되나. 몸이 아파 죽을 지경인지 내 손가락에 앉혀 있는 놈이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눈을 스르르 감고 졸며 자꾸 머리가 꼬부라지더니 식탁에 콧방아를 찌려 하다. 음식을 먹으며 바라보던 손님들이 이를 보더니 우스워 죽겠다고 킥킥거리다.

     침쟁이의 눈엔 보이고 생각나는 게 침뿐이던가.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책상위에 고이 앉혀두고 자침을 하다. 너무 어린 새이니 장시간 유침할 수는 없고 속자속발하다. 우선 정신 나라고 백회혈에 침을 한방 놔 주니 침이 너무 센지 눈을 감고 아예 돌아가시려고 고개가 바닥에 떨어지며 기절할 듯한 모습이다. 하여 걱정이 되어 속히 발침하다. 살리려고 데려 왔다가 죽이는 날이면 난 동물의 왕국에서 영창감이다. 이어 대추혈, 근축혈, 명문혈에 놓다. 물론 정확한 혈자리 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고, 조류 인지라 더욱 알 수 없다. 대충 어림잡아 놓는 거다. 어디든지 찔렀다 빼면 혈액순환을 도와 줄 테니까. 배를 제키어 중완과 신궐 관원 중국 지점에 속자속발하다. 그리고 체했을지 몰라 발가락 마다 찌르며 사혈을 하려고 하였으나 발가락이 너무 가늘고 작아서 사혈은 하지 못하고 속자속발하다. 다리가 약한 사람을 두고 새 다리라고 부르더니만 정말 새 다리가 가늘긴 가늘구나.  이렇게 자침을 하니 처음 침을 맞을 땐 놀라서 새가슴이 팔딱팔딱 뛰고 눈이 동그라지던 녀석이 잠시 후 견딜만하고 좋은지 평안한 모습으로 눈을 감고 쉬는 모습이다. 하여 그놈이 잠시 쉬는 동안 틈을 내어 샤워를 하고 오다. 한 30분 지났을까. 이 녀석이 이제 기운이 좀 났는지 내가 가슴을 쓸어 주려 하니 놀란 듯이 도망을 가려고 이쪽저쪽 사방을 날다가 창문 쪽으로 도망가더니 창문틀로 날아가서 나를 피하다. 그러더니 창문틀에 묽은 똥을 찍- 싸다. 아마 이제 장이 좀 활동을 하여 몸이 나아지는 모양이다.  처음부터 널 데리고 살 것이 아니고 치료해서 자유를 줄 테니 염려하지 말라고 일러 주었건만, 사람 말을 믿을 수 없는지 죽기 살기로 도망을 가려 하다. 하긴 요새 믿을 만한사람이 어데 있겠는가. 먼 공중을 날며 한눈에 인간세상을 바라보는 새들은 인간들 속셈을 더 잘 알겠지. 새의 입장에 서니 도망가는 녀석이 밉지 않고 오히려 이해가 되다.

     곧 죽을 것 같던 놈이 살겠다고 날개 치며 도망가는 모습이 어찌 그리 대견스러운지. 침 한방으로 죽어가는 놈을 고친 보람이 나의 맘을 뿌듯하게 하는구나. 생명을 살리는 일은 참으로 보람 있는 일이구나. 그 녀석이 나한테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할 줄 몰라도 생명을 살리는 그 자체가 너무 행복하구나. 하여 창문에 앉아 나를 두려운 듯이 쳐다보고 있는 그놈을 바라보며 격려해 주다. “이제 침을 맞고 기운을 차리면 네 몸에 자연치유력이 생겨서 앞으론 더욱 건강하게 될 거야. 명심할 것은 너무 욕심 부려 많이 먹지 말고 적당히 먹어. 응 알았지?” 새가 알아들었는지 눈을 한번 끔벅하다.  

     내 방에 들어온 부인이 새를 보더니 너무 예쁘다고 기르고 싶다며 좋아하다. 허나 새와 약속한 것이 있어 부인과 기념사진만 한 장 찍어주고 날려 보내다. 12층 창문에서 강남 대로를 향해 날려 보내다. 한 시간 전만해도 그렇게 힘없이 도로에 쓰러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녀석이 날려 보내니 살판 났다는 듯이 강남대로를 가로질러 씨티극장 옥상을 휙 돌아 다시 강남대로를 가로질러 되돌아와 파고다 어학원 건물 쪽으로 높이 날아가 자취를 감춰 버리다. 인사도 없이 그렇게 사라져 버리다니! 무정한 놈! 그 녀석의 활기차게 나는 모습을 촬영하려고 카메라를 들고 포즈를 잡았으나 너무 빨리 날아가는 바람에 찍지 못하다. 힘차게 훨훨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기쁘기도 하고 다시 못 만날 것을 생각하니 서운하기도 하고----. 인정 없는 놈 어데 가서 잘 살기나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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